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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view (Book)

[신곡] 설민석 강독: 이탈리아 문학의 꽃, 단테가 묘사한 저승 세계

 

구약성경에서 인생은 70까지 이며, 강건하면 80까지라고 나와있다. 그러나 단테는 인생의 반 고비인 35살 쯤에 저승 세계에 가게 된다. 어느날 단테가 정신을 차리니 어두운 숲속에서 길을 잃고 있다. 그 때 그의 앞에 표범(탐욕을 상징), 사자(권력욕을 상징), 암늑대(애욕을 상징)이 나타난다. 그는 인생의 반 고비를 달려오다 보니 내 주변은 탐욕, 권력욕, 애욕에만 둘러쌓여 있다는 것을 깨닫는다. 단테는 그를 이 어두운 곳에서 꺼내달라고 요청하는데, 갑자기 그의 앞에 그림자가 나타난다. 그 그림자의 주인공은 베르길리우스인데, 단테보다 1,200년 전에 살았던 단테가 가장 좋아하는 시인이다. 베르길리우스가 길잡이 노릇을 하여 단테를 숲에서 데리고 나가며 저승 여행이 시작된다.

 

 

신곡의 1막은 지옥을 보여준다. 단테에 의하면 희망, 꿈, 비전이 없는 곳이 지옥이다. 단테가 묘사한 신곡의 지옥은 9단계로 나누어져 있다. 단테는 1단계 림보 지옥을 여행한다. 1단계에는 죄가 경미한 망자들이 모여있다. 일곱개의 성벽 안에 한채의 성이 있는데, 해자에는 물이 철철 흐르고 있다. 한 쪽에서 끊임없는 탄식이 들려 돌아보니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가 모여 있었다. 덕망이 높지만 세례를 받지 않은 이교도들이 있는 곳이 이곳이다.

 

 

2단계 지옥에는 미노스라는 무시무시한 수문장이 있다. 천국, 지옥, 연옥은 중세 기독교에서 따온 개념이지만, 지옥을 지키는 수문장은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따왔다.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를 부흥시킨 예술 활동이 르네상스이다. 미노스는 꼬리로 사람을 감아서 죄의 무게를 가늠한다. 꼬리가 감기는 횟수에 따라 지옥의 자리를 판단한다. 

 

단테는 2단계 애욕 지옥을 여행한다. 애욕에서는 욕망의 바람에 휩쓸려 죽은 사람들이 날아다니며 죄값을 치룬다. 한 쪽에는 이집트의 여왕인 클레오 파트라가 있다. 단테에 의하면, 클레오 파트라는 자신의 미인계를 이용한 불륜죄가 있다. 바람에 날리던 남녀 영혼이 단테에게 다가와서, 자신들의 이름이 파울로와 프란체스카라고 이야기한다. 파울로와 프란체스카는 단테가 살았던 시절의 유명한 치정극의 주인공이다. 파울로와 프란체스카는 내가 가장 비참한 때에 과거의 일을 회상하는 것만큼 괴로운 일은 없다고 한다. 과거를 회상하는 말을 할 수록, 내가 현재 사는 곳이 지옥이라는 것을 알리는 것과 다르지 않다. 단테가 그들의 말에 공감을 하여 울다가 바닥에 쓰러지게 된다. 

 

 

단테가 눈을 떠보니 3단계 탐욕 지옥에 있다. 3단계 지욕은 미식(폭식)지옥이다. 탐식과 탐욕을 하던 영혼들이 오면, 물어 뜯어 먹어버리는 케르베로스라는 괴물이 있다. 단테는 베르길리우스가 진흙을 집어 던져 괴물들이 먹는 순간에 길을 지나간다. 르네상스 시대에 폭식과 미식은 백성을 착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탐욕자들이 오는 지옥이다. 

 

 

단테는 4단계 낭비와 인색 지옥을 여행한다. 넓지 않은 길에서 사람들이 큰 바위를 굴리고 있다. 그들은 서로 길을 비키라면서 싸우고 있다. 한 쪽 바위를 미는 사람들은 구두쇠이고, 반대편 바위를 미는 사람들은 낭비광이다. 

 

 

단테는 5단계 분노 지옥을 여행한다. 항상 분노에 가득차 있는 사람들이 오는 곳이 분노 지옥이다. 

 


 단테는 6단계 이단 지옥을 여행한다. 이교도이지만, 덕을 쌓은 자는 림보 지옥에 가게 되지만, 덕을 쌓지 못한자는 이단 지옥에 오게 된다. 단테는 이 곳에서 교황과 추기경을 만난다. 신곡은 중세 사회에 돌을 던진 르네상스이다.

 

 

단테는 7단계 폭력 지옥을 여행한다. 7단계 지옥은 세 구렁으로 나누어져 있다. 첫번째 구렁은 타인에게 폭력을 행한 망자들이 죗값을 치르는 곳이다. 이들은 끓는 피의 강물에 들어가서 삶아진다. 너무 뜨거워서 고개를 내밀면, 켄타우로스들이 화살을 쏜다. 두번째 구렁은 자신에게 폭력을 행한 망자들이 죗값을 치르는 곳이다. 이들은 바짝 마른 나무가 되어 서있다. 단테에게 가지를 한 번 부러뜨리자, 부러진 나무에서 말과 피가 흘러나왔다. 세번째 구렁은 신의 뜻을 거스른 망자들이 죄값을 치르는 곳이다. 이들은 뜨거운 불속에 갇혀 있는데, 하늘에서는 불비가 내린다.

 

 

단테는 8단계 사기와 위조 지옥을 여행한다. 8단계 지옥에는 열 개의 구덩이가 있다. 아첨꾼이 가는 똥구덩, 도둑이 가는 뱀구덩, 직권 남용을 한자가 가는 불구덩  등이 있다.  그 중에 가장 놀라운 것은 사람을 가르는 구덩이다. 괴수가 칼로 망자를 가르면 정수리부터 몸이 잘린다. 망자가 고통에 가득차 원형의 구덩이를 한 바퀴 달리게 되는데, 돌아오면 상처가 아물고 다시 몸을 자른다. 이곳에는 이슬람교의 창시자인 무함마드와 4대 칼리프인 알리가 있다. 설민석 선생님의 추측에 의하면 단테는 종교 전쟁에 대한 원망으로, 무함마드와 알리를 이곳에 넣었다. 이 곳에는 위조 지폐범이 있는데, 단테가 국무 총리였기 때문이다. 그는 위조 지폐가 국가의 헌법 질서를 흔드는 내란죄라고 보았다. 교황은 6단계 지옥에서 나왔었지만, 이 곳에는 단테가 더욱 미워하는 최근에 죽은 교황이 거꾸로 박혀 있다.

 

 

단테는 9단계 배신 지옥을 여행한다. 지금까지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존재들이 지키고 있지만, 9단계 지옥은 머리가 세개 달린 악마 루시퍼가 지키고 있다. 믿음을 배신했던 자들이 가는 지옥이 배신 지옥이다. 로마 공화정 말기에 시저인 카이사르는 정치가였던 브루투스에게 암살당한다. 브루투스는 첫번째 얼굴에게 물어 뜯기는 벌을 받는다. 브루투스와 공모했던 카시우스가 세번째 얼굴에게 찢기고 있다. 예수를 배반한 제자인 이스가리옷 유다가 가장 고통스러운 벌을 주는 두번째 얼굴에게 찢기고 있다. 충격에 휩싸인 단테는 그 곳에서 벗어나기를 요청한다.

 

 

신곡의 2막은 연옥을 보여준다. 그들은 루시퍼의 다리를 타고 올라가 지표로 나온다. 연옥은 지옥에 떨어질 정도로 나쁜 짓은 하지 않았으나, 천국에 갈만큼 신을 믿거나 선행을 하지 못한 사람들이 오는 곳이다. 이곳에는 7개의 산이 있는데, 하나의 산 정상을 향해 계속 올라간다. 연옥의 산은 아래쪽부터 교만, 질투, 분노, 나태, 인색, 탐식, 음욕의 단계가 있다. 이런 죄를 지은 망자들이 순례자들처럼 계속해서 산을 오르며 죄를 씻고 있다. 이곳에는 천국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는데, 살아있는 가족들이 기도를 해주면 된다. 베르길리우스는 산 정상에서 단테와 작별한다.

 

 

갑자기 하늘에서 천사들이 내려와 빛나는 옥좌를 만든다. 하늘에서 신성한 분이 내려와 옥좌에 앉는데, 그녀는 단테의 여신인 베아트리체이다. 베아트리체는 단체의 손을잡고 천국으로 간다. 천국에는 무수한 별들과 빛이 있다. 지옥에는 희망이 없고, 지옥에서 빠져나왔더니 비로서 별(기회)이 보였다. 천국에는 꿈, 희망, 미래, 비젼이 가득하다.